이번에 수강신청을 하면서 정말 내가 이래도 될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생각해보니 ( 다음 페이지의 글 참조) 이번 학기도 말그대로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한 학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느낀 것은 내가 정말 계량을 싫어하는군 이라는 회한의 감정. 주변의 선배나 동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수강신청기간 내내 징징거리면서 떠벌이고 다녔다. 처음에는 금융계량을 듣고자 했는데 첫 시간에 수업에 들어갔을때 유** 교수가 합리적 기대 E(E(Y/X)) = E(X) 이야기를 하는데 문득 알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온갖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저 멀리서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는 느낌이 문득 드는 것이었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결국 그 과목을 빼고 미시(2) (대학원)을 넣었는데 수업에서 일반 균형을 다루니까 이유는 모르겠는데 안도감과 함께 편안함이 밀려왔다. 음. 말하자면 이번에는 가산을 챙겨 높은 산 위로 피난을 가 차를 주차해놓고 산 밑의 광경을 지켜보며 장관이라는 생각을 하는 그런 느낌? 이번에 본교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데려다놓고 강연을 듣는 행사를 하는데 다른건 (사실 별로 참고자료도 없지만서도) 참고자료에서 당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없는데 Robert Aumann (2005년 수상자) 가 전쟁 참전에 대한 이유를 인센티브로 설명하는 글을 쓴 것은 응낙할 법 했다. 역시 이젠 미시에만 파묻혀 살아야 하는것인가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는.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정말 내가 이걸 평생 하면서 살아야 할까 (혹은 살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또 되묻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대학 들어온 이래로 술만 마시면 항상 외쳐왔던 것처럼 '음악은 technique이 아니라 feeling' 이라는 말처럼, 공부도 결국 technique을 뛰어 넘어 삶을 이끌 수 있는 사상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 나름의 사상이라고 생각하면 그다지 나쁜 것 같지도 않다.
여간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학기의 시작. 생각하는 한 주가 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