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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은 너무 많아

손가락 2006/11/18 02:57
간밤에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독립 영화를 보았다. 제목이 아주 예술인데 '다섯은 너무 많아' 이다. 재미있는 제목과 함께 주위에서 보았음직한 사람들이 나온다는게 독립영화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소외받은 사람들의 가족 만들기'. 새벽에 엄마가 일어나서 꾸역꾸역 남은 밥을 먹는 것을 보고 귀신인 줄 알고 엉겹결에 가출한 동규와 가족들의 돈벌이 종살이를 하느라 자신은 뼈빠지게 고생하는 신애, 동네 불량 분식집 주인인 아저씨와 영희 네 명이 얽혀서 한 가족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말하자면 가족이란 것은 애증의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말하고 있는 영화이다. 인위적 형태이든 혹은 자연적 형태이든, 다른 종류의 인간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리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서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역시 힘든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것이 생기는 이유는 그 안에서 생기는 끊을 수 없는 '애증'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하려는 듯한 영화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난 가족이 싫다. 좋을 이유도 딱히 없고, 그저 같이 있으면 결국 돌아앉게 되니까 그다지 달갑지 않다. 어차피 말을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모여앉아 있는거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족'이 주는 쏠쏠한 즐거움 같은 건 실제의 가족에서는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도 결국 그들 자신이 원래 속해있던 가족들과는 관계를 끊고 새로운 가족관계를 자의적으로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지금 지적한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모순점들이 발견된다. 말하자면 실제적 관계와 희망하는 관계 사이의 괴리를 영화가 마저 메우지 못했다고나 할까. 자의적으로 형성된 형태의 가족이라고 해서 과연 언제까지나 그냥 그렇게 좋은 상태로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도 다시 혈연에 의한 가족(분식집 아저씨와 영희가 결혼, 출산) 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결말로 끝나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보자면 먼지 쌓인 골동품에서 느끼는 향수를 느끼고 싶지만, 그것이 과연 진짜로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입장에서는 허상이라는 사실만을 더욱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내심 씁쓸한 기분이 든다.
2006/11/18 02:57 2006/11/18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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