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모를 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8/30 긴 낮을 지나서
  2. 2007/03/12 '거탑'의 첨단(尖斷) (1)
  3. 2006/05/31 오직 모를 뿐

긴 낮을 지나서

손가락 2007/08/30 22:06
1004ant.tistory.com


나는 빛을 싫어한다. 뜬금 없이 무슨말이냐고 하겠지만 나는 빛보다는 어두움을 좋아한다. 빛이 주는 자극이 싫다. 그래서 나는 어두움을 좋아한다.

어느날인가 누군가 나에게 무슨 색깔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아마 나는 흰색을 좋아한다고 했던 것 같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배경색도 흰색이지만) 그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나에게 자극이 없어서' 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자극이라는 것에 일종의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 약이나 음식이나 특별히 격렬하지는 않아도 나름 조심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키는 면역작용들이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것 같다. 육신 뿐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사람에 대해서 쉽게 다다갈 수 없는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진심일까. 나도 나의 정신을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분석하고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실타래는 얽혀간다. 그 순간 잘라버려야 할 실뭉치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그런 주제에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경제학을 하겠다니. 그것도 인지과학에 철학까지 하면서. 말도 안되는 노릇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정말 소위 말하는 '가정교육'의 문제인 것인가? (사실은 그게 본질적인 문제일지도)

나는 인간을 알고 싶다. 나는 살면서 내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해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이고 남들은 인간이라는 다른 종족의 한 뭉치로 나와 떨어져있다는 생각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가끔 인간임을 자각할 때는 몸이 아프거나 할 때 정도랄까. 다른 인간들 전반이 보이는 해괴한 행태를 보면서 도대체 왜 저런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하는 것이 내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한 것이었고) 뭐 고등학교 때에는 사람들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면 잡아서 두개골을 쪼개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으니 -_-; 하여간 인간을 안다는 것은 내가 공부를 하는 데에 있어서의 목적들을 분류할 때 가장 큰 카테고리가 될 것이다.

여러모로. 아아. 여간. 여러모로 인간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2007/08/30 22:06 2007/08/3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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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탑'의 첨단(尖斷)

Ceteris Paribus 2007/03/12 01:28
http://cafe233.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Yg1B&fldid=2saR&contentval=005pczzzzzzzzzzzzzzzzzzzzzzzzz
&nenc=mMBGM9n1_rJRLBVyVLfG7Q00&dataid=22420&fenc=XieqGnB4pIU0&docid=CDd8mqWX


꽤나 오랫동안 즐겨보던 드라마가 오늘 종영했다. 다들 익히들 아시겠지만 '하얀거탑'(고유명사인 바, 붙여쓰겠다는). 맨 처음에 번역된건 꽤나 오래전인 것 같았는데 (아마 내가 고등학생 때?)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를 보고있자니 10 여년이 지나는 동안 나의 가치관이 변한 것인지 혹은 드라마 작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인물들에 감정 이입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말하자면 나는 무엇때문에 이 짓거리를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정확히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5둴 무렵) 처음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무슨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어떤 책을 읽었고, 그로부터 내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진리를 찾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부터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은 시작되었다. 단순하게도 나의 목표는 오로지 '무엇이 가장 참된 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공부를 해 본적이 없었다. 초등학교때부터 동네에서 개망나니로 소문난 건  기정사실이었고, 사실 내가 고등학교를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기숙사 학교로 가게 된 것도 부모들이 사고치는 자식을 '저놈의 자식, 군대나 갔다오면 정신 차리려나'하는 입장에서 였던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조금은 (소위 말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고 아주 맹목적인 목표를 가지고 대학까지 진학하게 되었다. (정작 그런데 대학 진학 과정에서는 부모가 생각하는 사람되는 과정과 내가 생각하는 사람되는 과정이 상당히 달라서 진통을 겪고, 뻘짓거리로 1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공부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공부라는 것을 인생의 업으로 삼기 위한 초입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이 초입에 들어서서 길을 보게 되니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그 길이 잘 닦인 것이 아니었다. 정확하지 않은 표지들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고, 정체를 알수 없는 입간판들이 서서 길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그러한 많은 것들이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을 뿐인) 여행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나는 무엇을 찾으려고 이 길을 나선 것일까? 예기치 않게 결단을 맞이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반추했다. 죽음이야 인간에게 어쩔수 없는 숙명이니 그렇다고 쳐도, 그 순간에 그는 자신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무엇때문에 이 길을 가는 건가. 어줍지 않은 자기 과시와 학적 성취라는 거창한 휘장을 어깨에 달기 위해서, 혹은 자기의 후손들의 만세번영할 부귀영화를 위해서? 그 어떤 것도 금의야행(錦衣夜行)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금의(錦衣)를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옷을 입는 자신에게 충분히 만족한 옷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2007/03/12 01:28 2007/03/1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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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모를 뿐

시간 2006/05/31 17:51
학기 시작한답시고 어영부영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또 한 학기가 지나갔다. 이제 대학생활도 정말 얼마 남지 않은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시험걱정도 되고 이래저래 여러모로 심란하다. 지난 학기 내내 뭘 한건지 도대체도 모르겠고. 정말 어영부영 시험공부만 하다 한 학기를 보낸것 같아 정말 아쉽다. 많은 것들을 느끼고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었지만, 말 그대로 포기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기도 했고 인력으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뼈저린 아픔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4개월은 너무 짧다. 하지만 그동안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었으련만하는 여느때와 같은 아쉬움이 있다.

이제 방학을 준비하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강은 정해졌지만 무엇보다도 다음학기에 학업을 계속 해야하는지(혹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걸까.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복잡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어째 나는 살면 살수록 삶이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Simple is the best 라면서 오컴의 면도날을 휘두르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말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한다. 설사 모든것이 잊혀진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스스로에게 정직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삶을 유예한다. 내 친구가 대학을 정의하기위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철학적인 것을 생각해야한다. 대학문을 나서면서 그것 하나만으로 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만 답은 요원하다. 어디로 가야할까? 나는 누구일까? 숭산 대선사께서 말씀하신 바와 마찬가지로 답은 '오직 모를 뿐'.
2006/05/31 17:51 2006/05/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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