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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의 가치
Ceteris Paribus 2008/02/01 23:13포스트 모던 페미니즘은 태어나면서부터 본질적으로 결정된 성적 정체성은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버틀러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별(sex) 조차도 사실은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젠더·gender)처럼 반복적인 모방적 실행을 통해 문화적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성별과 젠더의 구분을 거부하고 이들을 모두 제도적 지배 담론의 산물로 간주하는 것이다
생각컨데 생물학적 성이나 젠더 모두 제도적 지배담론의 산물(즉, 인간의 사고에 의해 규정지어진 것)으로 본다면 생물학적 성이나 젠더를 따로 구분지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의미에서 두가지를 구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생물학적 성별이라는 말 자체가 문화적 구성 자체를 배제한 개념이 아닌가 싶다. Biological이라는 말은 한편으로는 Born-natural이란 말인데, 말 그대로 태어나면서 갖고 태어나는 것이므로 그것의 형성에 어떠한 외부적 개입(생물학적 요인 외에는)이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그것을 이야기하면서 문화적 형성 개념을 끌어다 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생물학적 성이 문화적으로 형성된다고 한 것을 생물학적으로 다른 성별이 갖는 다른 특징들 - 예를 들어 공격성의 차이라든가, 모성(혹은 부성) 본능의 차이라든가 하는 - 의 구별지음이라고 본다면 그것은 사실상 젠더(사회적인 성역할의 구별지음)의 개념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지 않은가 싶다. 인터뷰이가 질문을 좀 이상하게 던져서 이상한 해설이 나온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는 -_-; 여간.
질문 - 당신의 이론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성별 범주는 그리 분명한 것이 아닌 것 같다.
曰 - 여성이나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은 인간을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범주로 나누는 문화의 상징체계 안에서 만들어진 의미 부호라고 생각한다. 문화적 실천과 반복적인 흉내내기 행위의 과정 안에서 형성된 것으로, 성적인 범주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생물학적 성으로서의 성별은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으며 새로운 방식으로 협상되어야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즉 생물학적 성에 따른 차이를 두는 것이 문화적 상징체계 안에서 만들어진 의미부호라고 하는데 위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한 묘한 개념적인 뒤집힘이 있다. 생물학적인 것이 문화적 체계 내부에서의 의미부호라고한다. 여간 이문제는 위에서 이야기했으므로 넘어가고. 생물학적 성으로서의 성별이 역사적 변화를 거쳤고 새로운 방식으로 협상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생물학적 특질이 사회 내부에서의 구성원 간의 합의로서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마치 마음만 먹으면 사회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게 살 수 있다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한편으로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구성원간의 합의에 의해 내년부터는 남자가 아이를 낳는 일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질문 - 성정체성의 불안전성이라는 당신의 주장은 여성주의 이론가들 사이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성’이라는 정체성과 성별이 불확실한 것이라면 어떻게 여성주의 운동이 가능한가.
曰 - 성별이 인간 이해에 기본을 이룬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성별은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 의해, 어떻게 주어지는가.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염색체인가, 호르몬인가, 아니면 해부학 혹은 다른 생리학적 특징들인가.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은 성별과 젠더(사회적 성)라고 하는 것에는 ‘이름 붙이기’라는 강력한 실천적 행위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주의 운동은 바로 이 실천적 행위에 개입하여 미래의 젠더 용어들을 만드는 일이다.
조금 말이 바뀐 듯 하다. 성별과 젠더의 이름붙임이라는 행위에 부여된 권력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특징에 의한 이름붙임은 젠더와는 구별되어야 하는 문제 아닌가 싶다. 이름붙임이라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권력의 행사라면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이고 이에 대해서는 젠더라는 문제로 생물학적 성과의 구별지음을 이미 과거에 했기 때문이다.
워낙 짧은 인터뷰였고 워낙에나 구조가 복잡한 후기 구조주의의 한 갈래인 후기 여성주의인지라 전체적인 이론이나 개념의 설명이 부족한 인터뷰여서 와전으로 인한 (혹은 인터뷰이의 착오 등) 의미상의 오해가 다분할 것이라 보이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하고 뭔가 썩 명쾌하지 못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역시...오늘 신문은 괜히 봤어. 오늘부터 1펌프 타라고 하더니만......일진이 좋지 않아.
아, 원문은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700%20%20&Total_ID=3028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