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

분류없음 2009/12/29 18:51

이거 정말 오랜만이다.

전역하면 블로그 질 할 시간이 많이 날 줄 알았는데 말이다. 실제로 6개월이 넘는 동안 기껏해야 한 두 개정도 글을 올렸을 뿐이다. 역시 소위말하는 '지원철'이 바쁘긴 바쁜 계절이다. 게다가 이번 학기 학점은 거의 말아먹다시피 하였고 덕분에 어영부영하다가 미국 대학원 지원도 제대로 한 것 같지 않다.

여간.

끝났다. 일단락했고 쉬는 중이다. 영어를 좀 배우려고 기웃거리고 있고 조합론 책을 뒤적거리고 있다.
올해를 보낸 감회를 굳이 한 마디로 하자면, 그야말로 삼재가 함께한 한 해 였다는.
 
내년 신년 운세는 더 안 좋던데..젠장.

2009/12/29 18:51 2009/12/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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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분류없음 2009/09/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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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역된) 천로역정>


아. 정말 오랜만에 글쓴다. 그 망할 GRE인가 뭣인가 덕분에 석달 열흘을 잡혀있다가 이제 나왔다. 뭐, 물론 토플도 봐야지. (하..하하..) 하지만 내일이면 학기도 시작이고 정말 정신없는 가을 학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어플라이 준비에 논문, 조교, 수업까지. 이거야 원, 몸이 세 개라고 제대로 못할 거다. 뭐, 어쩌겠는가. 해야지. 팔자려니 하는거다.

군대에서부터 이게 마지막 고비려니 하는 생각으로 버텨왔는데 막상 여기까지 오면서 생각해보니 나아진건 전혀없는 것 같다. 매번이 마지막 고비가 되고, 또 그렇게 겨우겨우 연명하는 삶이라. 대체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즐거움으로 시작한 일이 괴로움이 되고, 그런게 싫어서 즐거운 일을 하려고 시작하면 또다시 이게 괴로운 일이 되어버리는 건 무엇때문일까? 내가 이런 것이 무서워서 음악을 직업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만 막상 학업이 직업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이란 말할 수가 없다. 이제 시작인데! 하물며 박사과정은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다. 고작 공부를 하는데 이렇게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괴로움과 슬픔 따위가 버무려져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디서 시작된 걸까?

자유로워지기 위해 시작한 공부이고 깨달음의 추구인데 어느 하나도 대답을 할 수 없다. 학교 교문에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적혀있지만, 도대체 진리로 가는 길은 찾을 수 없다. 좋은 학벌과 학위, 직업과 배우자가 진리를 말하는 것인가 하는 구태의연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진 질문은 하고싶지조차도 않다. 오직 모를 뿐이라고 머리를 두드리고 가슴를 쳐봐도 남는 것은 공허한 그 상태 그대로일 뿐이다. 삶이 고통임은 알았다. 그래서 삶을 내버려두고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고통이 없어지는가? 나를 없앤다면, 그렇게 모두가 자신을 없앤다면 세상이 나아지는 걸까? 그렇게 될 수 없기에 그러라고 하지만, 막상 나만 그렇게하면 나도, 남도 아무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것을 아는데 그 짓을 계속해야 하는걸까?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속이면서 추구해야 하는 진리라면, 그것을 찾는데에 의미를 가질 수는 없을 것만 같다.

최근에 아마티야 센의 <자유로서의 발전 Fredom As A Deveolpoment>을 읽고있다. 자유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획득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서의 발전이 자유라는 목적에 위배되지 않도록 추구되어야 한다 이야기를 하고있지만 그 어디에도 자유라는 것의 표준에 대해 정해주지 않았다. 자유란 무엇인가? 신체적, 정신적 억압이 없는, 가능성의 배제가 최소한인 상태라고 말하지만 그것들이 인간의 삶을 진정 자유롭게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 항상 이런 식이다. 조건을 만들고 그것을 성취하는 데에만 열성인 이 망할 학문분야가 서서히 지겨워지려고 한다. 왜 어느 누구도 진정한 자유를 만드는 조건에 대해서만 묻고 진정한 자유 자체를 찾는 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나는 아직도 많은 질문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하는 공부는 이런 것을을 평생동안 해도 대답해 주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이 공부들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수리적 논리와 추론적인 사고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동안 느낄 이 구질구질한 찝찝함, 자기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모멸감, 그런 것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2009/09/01 00:16 2009/09/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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